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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서재

신경 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고백하는 장면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가 너무 신경쓰여라는 대사였다.

네가 신경이 쓰인다. 참 멋진 말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에게 신경이 쓰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신경이 쓰여 다른것을 못하고 혼나는 장면과 혼나는 와중에도 그가 지나가면 한눈을 파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듯 신경을 쓴다는 것은 온 힘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내가 신경 쓰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다. 최근에 신경 쓰이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블로그에 매일 글쓰기, 지금 하고 있는 일 잘하기, 운동하기, 다이어트 하기, 맛있는 음식 먹기, 책 대여와 반납일 지키기 이 모든 일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랑하는 사람 한 명만 신경 써도 회사일도 못하고 혼나는 와중에도 집중하지 못하는데 나는 몇 가지 일을 하고 있는 건가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읽어보자 생각했다. 나에게도 정리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중 대부분은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다.

좋은 삶을 살려면 더 많이 신경쓸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 써야 한다.

나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위에서 나열한 수많은 일들의 신경 썼지만 책에 앞부분부터 내가 살고 있는 방향과 반대의 주장을 들으니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생각과 다른 글을 볼때 즐겁다. 배우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더 신나게 책을 읽어 나갔는데 또 재미있는 부분은 불안이 불안을 낳는 부분이었다.

불안해서 불안하고 불안하다. 그렇기에 신경끄기가 필요하다. 책에 앞부분인데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는 나를 보면서 작가가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20%쯤 읽었을 때 작가가 말하는 행복도 깊이 공감했다.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여기서 핵심은 해결이다.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하면 불행해진다. 생각해보니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와 배고픔을 해결했을 때 어떤 순간이 더 행복한지 기억해보았다. 문제를 해결한, 배고픔이란 문제를 해결한 순간이 더 행복했다.

 

작가가 말하는 다섯가지 가치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가치는 강한 책임감이다

두 번째는 당신의 믿음을 맹신하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실패다

네 번째는 거절이다

마지막 가치는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숙고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정말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가치인 당신의 믿음을 맹신하지 않는 것과 네 번째 가치인 거절이 어렵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모든 걸 배우려 했을 때 생기는 효과를 알기 때문이다. 또 거절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주 겪어봤기 때문이다.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거절하지 못해서 내 일로 끌어오고 그 일을 해결할 때까지 그 일이 주는 스트레스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지금도 나는 거절하지 못해서 수락한 친구의 부탁을 위해서 스트레스 받고 있다. 분명 이 일은 동기부여도 되지 않고 재미있지도 않다. 결과 또한 내 일들에 비하면 좋지 않을 것이다. 일을 해주고도 친구가 나에게 실망할 수 있다. 일을 하는 나도 즐겁지 않고 결과를 받는 친구도 실망스러울 것이다. 만약 거절했다면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 것이고 친구 또한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적어도 순간 서운함은 존재 할 수 있지만 관계에 있어서 어느 부분이 좋았을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거절을 할 줄 아는 건 자신이 신경 쓸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다는 책에 큰 주제에도 잘 들어맞아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할거면 하고 말거면 말아 어떻게는 필요 없어.

이건 정말 중요한 가치이고 책에서 와 닿는 문장이었다. 우리는 일을 진행하기 전에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문제가 예상되고 어떤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미리 겁먹는다. 결국 일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끝나는 경우도 생긴다. 예술작품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가끔 하는 말 중에 저 정도는 나도 하겠다는 말이 있다. 차이는 거기에 있다. 예술가들은 했고 그들은 안 했다. 할거면 하고 말거면 말아 어떻게는 필요 없어는 그런 뜻이라고 생각하고 살면서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쓰면서 마음에 새기고 싶다. 할거면 하고 말거면 말아 어떻게는 필요 없어!

매번 틀렸다. 틀림을 거듭한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는데 그게 내 성공의 이유다. 매일 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 문장들은 모두 책에 나온 틀림과 실패의 중요성이다. 실패와 틀림은 그 자체로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좋은 선생님인 것 같다.

목표를 외부에서 결정되는 것을 삼으면 안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를 기준으로 나를 평가한다면 불안에 떨게 될 것이다. 왜냐면 실패가 내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에 의해 100%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은 내 통제 밖에 있다.

내 통제 밖에 문제는 내가 어찌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고 눈치를 보느라 신경 쓰여서 내 일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목표는 오롯이 나 혼자 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가 선생님의 조언이라며 소개한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도 해라. 그러면 답을 얻게 될 테니.” 이 말이 너무 인상 깊었다. 나는 경험상 어떤 일을 할 때 바로 시작하지 못했다. 핑계도 좋다. 계획이 먼저다. 오늘 까지는 놀고 계획을 세우겠다.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 왜 그렇게 계획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건 일단 하는 거다. 계획은 그 다음이 되어도 좋다. 어차피 계획을 세워도 안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일단 하자. 더 열심히 글을 적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뭔가 하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신뢰를 깨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오래 걸릴 것이다. 신뢰에 대한 설명은 이 한 문장으로 끝난다.

죽음을 늘 의식하지 않는다면 하찮은 것이 중요해 보이고 중요한 것이 하찮게 보일 것이다. 죽음은 우리가 유일하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죽음에 대해 다루며 책은 끝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내가 생각한 나의 문제점들을 계속 직면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후회가 밀려온다. 맞아 그랬지. 내가 잘못 생각했었네. 되돌릴 수는 없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책을 읽다 부끄러워서 그만 생각하자 다음에 읽자는 결론에 닿은 적이 많다. 그러다보니 이 한권을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고 잠시 도망쳤다. 하지만 결국 나는 부끄러운 기억을 모두 견디고 책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조금은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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